WITH KIDS
<매직 더스트> 프랑스 아자르 컴퍼니 제작
5월 10~1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매직 더스트>의 어두운 무대는 3D 영상과 음악, 인형을 활용한 마임을 통해 신비한 환상의 세계로 변신한다. 이 공연은 한 명의 배우가 청소부 제피르와 가수 올가, 두 캐릭터를 모두 연기하는 일인극이다. 나무 인형의 머리와 팔을 조종할 뿐이지만 섬세한 마임으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두 남녀의 감정이 전달된다. 무대 위 간소한 소품 및 세트를 활용한 독특한 인형극을 보는 재미도 충분한데, 연기와 영상의 조화를 통해 마법의 세계로 순간 이동하는 경험은 어린이에게나 어른에게나 환상적일 듯하다. 서정적인 클래식 음악과 재즈, 스윙 등 다양한 음악이 감성적인 이미지 음악극을 완성한다. 이 공연을 올린 아자르 컴퍼니는 배우이자 영상디자이너인 장 마리 지노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3D 영상과 연극, 마임, 인형을 이용한 공연 작업을 주로 하는 단체이다.
<왜 왜 질문맨> 극단 사다리·가제노꼬큐슈 공동 제작
5월 13~1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극단 사다리는 연극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 증진에 힘쓰는 ‘교육 극단’을 표방한, 국내 대표적인 어린이 연극 극단이다. 이 단체는 해외 극단과의 문화 교류를 꾸준히 도모하고 있는데, 특히 일본 큐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동·청소년 연극 전문 극단인 가제노꼬큐슈와는 상호 공연 초청 및 워크숍 진행 등 여러 차례 교류한 바 있다. 두 단체가 공동 제작한 <왜 왜 질문맨>은 가제노꼬큐슈의 <난난난데망>을 한국어로 옮긴 놀이 음악극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왜?’라는 질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공연은, 별명이 질문맨인 주인공의 꿈 속 모험을 통해 어린이 관객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대형 탱그램을 이용한 퍼즐 및 변형 놀이, 숨바꼭질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연출로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WITH FRIENDS
<넷 렛> 러시아 타캉카 극장
5월 17~18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넷 렛>은 1964년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활동을 시작한 타캉카 극장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2014년 신작이다. 올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폐막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소련 사회의 모순성을 고발하고 예술의 자유를 주장했던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무대 위의 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시인의 삶을 들려주는 동시에, 그의 작품들이 낭독된다. <넷 렛>에서 절반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옙투셴코의 시는 배경 음악과 함께하는 낭독으로, 또는 멜로디를 입은 노래로 들려진다. 배우들은 극적인 연기 또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 낭독을 이어간다. 배우들은 콘트라베이스와 바이올린 등 연주도 겸한다. 일견 어둡고 진지해 보이는 시인의 삶과 시는,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연출에 힘입어 새로운 음악극으로 재탄생했다.
<맥베스> 폴란드 오폴레 극장
5월 13~1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폴란드 최대 규모에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오폴레 극장은 그 규모에 걸맞은 인력들과 함께 자체 제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참여해 <오디세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초청된 음악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2004년에 초연한 후 러시아 공연예술 축제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연출가 마야 클레체프스카는 주로 경계를 뛰어 넘어 다양한 형식의 실험극을 선보이는 이로, 이번 <맥베스> 역시 원작보다 훨씬 더 냉소적이고 도발적이다. 폭력 영화나 록 뮤직 비디오에서 봄직한 거칠고 과감한 연기가 파격적이다 못해 당혹스러울 수 있다. 현대적인 의상에 괴상한 가면을 쓴 인물들, 복장 도착자로 등장하는 마녀들과 마피아 두목에 가까운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인 올해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남길 듯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