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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MD, 무대 밖 또 하나의 작품 [No.133]

글 |나윤정 2014-12-01 6,282
무대 밖에서도 작품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MD 부스! 
다채로운 작품들만큼이나 개성 만점인 MD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MD가 관객들 앞에 선보이기까지 과정 그리고 작품별 인기 MD를 모아보았다. 



MD가 탄생하기까지 

뮤지컬 제작사들이 MD를 내놓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 작품 홍보, 공연 관람료 외의 부가 수입 창출이다. 관객 서비스라 함은 관객들이 공연 콘텐츠를 더 다양한 접점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제공해 관객들의 볼거리와 구매욕을 충족시키려는 것이다. 더불어 공연 관람 후의 감동을 기념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또한, 텀블러, 폰케이스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MD가 많아지다 보니 이는 자연스럽게 작품 홍보 수단으로 이어진다. 물론 제작사 입장에서는 판매 수익을 통한 이익도 무시할 순 없다.  

기획과 아이템 선정

통상적으로 MD는 공연 계획이 잡힌 후 마케팅 플랜을 세울 때 함께 기획된다. 공연의 규모와 시기에 따라 약간 편차가 있는데, 대극장 공연은 대략 개막 3~4개월, 소극장 공연은 개막 1~2개월 전부터다. <위키드> 같은 대형 라이선스의 경우 6개월 전부터 MD 기획을 시작하기도 한다. 해외 오리지널 팀의 컨펌을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앞서 준비를 해야 한다. 제작 과정은 아이템 선정 후 디자이너 섭외, 해외 오리지널 팀의 시안 컨펌, 두세 차례의 수정과 의견 교환, 최종 컨펌 후 제작의 수순을 따른다. <위키드> 팝업카드의 경우 시안만으론 오리지널 팀에게 설명이 어려울 듯해 구현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 컨펌 과정이 한결 수월했단다. 



초연 때 재연 MD를 미리 기획해 놓는 경우도 있다. 개막 전 미처 생각 못한 아이디어를 공연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텐버그>의 텀블러가 대표적인 예. 초연 당시 배우들이 공연 중 개인 텀블러로 물을 자주 마시는 모습에서 착안, 재연 때 텀블러를 MD로 제작한 것. 재연에선 배우들이 무대에서 이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어, 판매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MD를 총괄하는 곳은 제작사 마케팅 팀, 기획 회의 후 작품의 특성과 주요 타깃, 시즌 트렌드를 고려해 아이템을 선정한다. 최근에는 점차 공연의 개성을 담아낸 다양한 MD를 개발하는 추세다. 작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MD의 반응이 좋은 만큼, <베르테르>의 손수건, <구텐버그>의 모자 등 공연에 등장하는 소품이 아이템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주요 타깃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중장년층 관객을 대상으로 FGI(집단심층면접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그들이 즐기는 운동 종목이 골프인 점을 반영해 골프공 세트를 MD로 내놓았다. 마이 보틀 열풍에 힘입어 탄생한 <드라큘라>와 <헤드윅>의 보틀은 트렌디한 MD의 대표적인 예. <구텐버그>의 에코백 등 친환경 제품이 늘어난 것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수익과는 별개로 무료 증정용 MD를 제작하는 시도도 돋보인다. <글루미데이>, <비스티 보이즈>를 제작한 네오의 경우 관객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무료 증정용 MD를 기획했다. 관객들에게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엽서, 포스터 등을 제작해 서비스했다. 



디자인과 제작 

최종 아이템이 결정되면, 그에 맞는 제작 업체를 조사하고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CJ E&M 공연마케팅 팀 민지혜 대리에 따르면, 업체 리서치가 가장 오래 걸리고 중요한 단계라 한다. 디자인, 제작, 납품 일정이 딱 맞아떨어지는 업체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MD 제작 대행 업체도 있어, 기획 아이템을 넘기면 디자인과 제작 업무를 도맡는다. 

MD 디자인은 보통 작품을 상징하는, 공연 로고를 1차적으로 활용한다. 엠뮤지컬아트 홍보마케팅부 최승찬 과장은 “MD도 공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작품과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최대한 작품 관련 이미지를 디자인에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조로>의 경우 Z 문양이 관객들의 인식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판단, 이 로고로 MD 디자인을 진행했다. 또한 캐릭터 관련 이미지도 많이 사용한다. 클립서비스 김성태 과장은 “장기공연이나 재공연이 가능한 경우 캐스팅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작품 고유의 캐릭터 이미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품 자체의 캐릭터가 있으면, 추후 이를 다양하게 변화시켜 MD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키드>의 초록 마녀, 하얀 마녀, <캣츠>의 젤리클 고양이 캐릭터처럼 말이다. 

 

디자인은 크게 각 작품에 맞는 디자이너를 섭외하거나 제작사에서 직접 디자인을 구상하는 경우로 나뉜다. <캣츠> 피규어는 로마 교황청에 보내는 김수환 추기경의 피규어를 제작한 김병하 작가를 섭외해 만든 사례. 국내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캣츠 캐릭터를 설문 조사 한 후 5마리 캐릭터의 피규어를 각각 20개씩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된 고퀄리티 제품으로 모두 매진되었다. <웨딩싱어>의 경우 캘리그래피에 능한 제작사 직원이 달달한 대사들이 강조될 수 있는 여러 버전의 디자인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MD를 제작했다. 

판매 
MD로 거두는 수익은 공연의 특성(로열티 산정, 공연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직까지 큰 수익은 아니라는 것이 제작사들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면 제작 단가를 낮추어야 하는데, 일정 기간에만 판매를 하는 MD의 특성상 제작 수량이 많지 않다. 수요층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어 제작 단가를 낮추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제작사들은 큰 수익보다는 MD 제작비 대비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지난 시즌 <쓰릴 미>처럼 MD 판매가 전체 수익의 10% 정도를 차지한 경우도 있는데, 제작사 측은 공연 기간이 길고 MD 종류가 다양했던 것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베르테르>처럼 작품 자체와 주연 배우 팬들의 힘으로 200%의 수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MD를 통한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모여라!  작품별 인기 MD

<구텐버그> 모자 
<구텐버그>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은 바로 모자. 때문에 MD 부스에서도 모자는 큰 주목을 받는다. 관객들이 공연을 추억할 수 있도록 무대에서 실제 사용하는 모자를 판매하기로 한 것. 이보다 공연을 잘 상징해주는 MD가 있을까?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등 색깔별로 고를 수 있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조로> 카드지갑
이번 시즌 <조로>는 머그컵, USB, 텀블러, 카드지갑 등 주로 실용적인 측면에 강점을 둔 제품들을 선보였다. 일상 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관객들이 이를 사용함으로써 작품을 홍보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해 선정한 아이템들이다. 이 중 조로 로고가 들어간 심플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카드지갑은 실생활에 더욱 유용하게 쓸 수 있어 가장 반응이 좋다. 

<프리실라> 립스틱 볼펜 
<프리실라>는 작품의 특성에 맞게 블링블링한 아이템을 내놓았다. 꽃 귀걸이, 프리실라 버스 모양의 USB, 형형색색의 실리콘 파우치 등 작품의 특징을 연상시키는 MD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그중 가장 인기몰이를 한 것은 바로 립스틱 볼펜. 작품의 컨셉과 잘 맞고, 2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었다. 

<쓰릴 미> 포토북
MD계의 베스트셀러인 프로그램북, <쓰릴 미>엔 그 자리를 넘보는 또 하나의 북이 있다. 바로 포토북!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들은 공연과 함께 각 배우들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포토북이 대세. 프로그램북은 저작권 확인, 공연 사진 게재 등의 이유로 공연 오픈 후로 입고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포토북은 개막과 동시에 바로 판매가 가능해 제2의 프로그램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드윅> 파우치 
<헤드윅>에서는 헤드윅 캐릭터를 강조한 감각적인 디자인과 알찬 구성을 자랑하는 파우치가 인기 만점! 기존에 시판되는 상품에 단순히 디자인을 입힌 MD와는 차별화된 아이템이다. 관객들이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제작사에서 크기부터 디자인까지 하나하나 고려하고 심혈을 기울인 정성 어린 MD다. 

<위키드> 팝업카드 
<위키드>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MD는 100회 공연 기념 한정판으로 제작한 팝업카드. 작품의 환상적인 스토리를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한국에서만 특별히 제작한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팝업카드를 사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한국까지 온 팬도 있었다는 후문. 

<브로드웨이 42번가> 수제 캔디 
얼마 전 막을 내린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방학 시즌에 공연한 만큼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오는 가족 단위 관객들이 많았단다. 때문에 초등학생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수제캔디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파파버블이란 브랜드와 제휴해 작품의 스파클링하고 반짝이는 이미지와 파파버블의 수제 캔디 디자인을 연결해 만든 콜라보 MD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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