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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뮤클래쇼 <열정>, 연극과 클래식 사이에서 [No.121]

글 |박병성 사진제공 |공연예술극단 TMD 2013-11-06 4,393

현대 예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고정된 장르로 묶여 있지 않고, 여러 장르들을 혼종(hybrid)한다는 것이다. 거문고를 활로 타고,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의 협연이 이루어지며, 영상과 극, 무용이 혼재된 작품들이 인기를 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장르를 다원예술이란 별도의 카테고리로 묶어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다. 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이러한 혼종의 사례들은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을 결합한 ‘통섭’이 인기어였고, 그 전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섞여 제3의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퓨전’이 유행했다. 혼종은 현대의 성격을 드러내는 단어일 것이다.

 

뮤클래쇼 <열정>은 클래식과 연극을 혼종한 작품이다. ‘뮤클래쇼’라는 명칭에서도 어느 정도 눈치 챌 수 있듯이 뮤지컬과 클래식, 쇼가 결합된 공연이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정장을 차려입고 예술의전당이나 국립극장같이 화려한 공연장에서 무게 잡고 들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클래식 음악은 대중예술과 다르게 학습을 한다면 더 잘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열정>은 어렵고 따분하고, 한편으로는 쓸데없이 고상할 것만 같은 클래식을 대학로 공연장으로 데리고 와 선입견 없이 클래식을 즐기게 한다.

 

드라마가 펼쳐지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이 녹아드는 형식을 취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코메디아 델 아르떼 배우 A이다. 그는 1년째 똑같은 무대에서 스카라무슈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타성에 젖어 배우로서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연에서 관객 두 명이 공연에서 받은 느낌을 피아노로 연주하겠다고 즉흥적인 제안을 해온다. 뜻밖의 제안을 수용한 배우는 새로운 공연 환경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아 배우로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A는 새로운 창작열에 충만해서 여자 친구 D를 만나, 기존의 연극 방식이 아닌 새로운 연극을 하기로 합의한다. 연극에 모던 클래식을 결합해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을 들은 클래식 연주자들은 새로운 장르에 호기심을 보이며 참여한다. 이들이 예술에 대해 논하고, 그것을 즉흥 공연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열정>의 내용이다.

 

연극과 클래식을 결합한 <열정>은 바로 그러한 장르를 만들어가는 배우 A와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민을 극의 내용으로 연결시킨다. ‘다리우스 미요의 스카라무슈(Scaramouche)’, ‘비토리오 몬티의 차르다스(Czardas)’, ‘파블로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등 제목은 낯설지만 막상 들어보면 어디선가 들어 봄직한 대중적인 곡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클래식과 연극 장르의 결합을 고민해왔던 연출가 임혜인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전문 배우 강창운, 김서우와 피아노에 김지현, 정자영, 장윤정, 방이올린에 임혜련, 보컬에 오페라 가수 김창곤, 유태근이 출연한다.

 

10월 15일~11월 3일 대학로 예술마당 4관 070-7835-282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1호 2013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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