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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LUMN] 괜찮아, 행복이야! [No.132]

글 |나윤정 2014-10-26 3,871
k양, 행복해지고 싶죠? 
행복하기가 쉬운 줄 아십니까. 
망설이고 주저하고 눈치 보고 그렇게 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겁니다. 

은호야,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네가 행복해져야만 이 세상도 행복해진다. 
하느님한테는 내가 같이 용서를 빌어주마. 
행복해져라 은호야. 



혹시 기억하는 이가 있을까? 드라마 <연애시대>의 대사다. 벌써 8년이 지난 작품인데, 이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목사인 은호의 아버지가 은호에게 진심에 따라 사랑을 찾아가라는 조언을 하는 상황인데, 실은 이 장면이 기억 남는 건 앞뒤 드라마보다도 이 대사 때문이었다. ‘행복해져라, 은호야!’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던 터라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절이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절실히 느끼고 있던 내게, 이 말은 짧지만 명쾌한 해답처럼 다가왔다. 내가 행복해져야 세상도 행복해진다는 단순 명료한 진리를, 왜 잊고 사는 걸까? 이후 이 말은 내게 일종의 주문과도 같았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속으로 되뇌는 거다. 비록 내 이름이 은호는 아니지만, 묘한 힘을 발휘했다.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거리였지만 그중 가장 시선을 붙잡은 건, 그가 남기고 간 행복 10계명이었다. 행복에 대한 글귀에 눈길이 간 건     <연애시대> 대사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신기하게도 1에서부터 10까지 차례로 쓰인 말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이 느껴졌다. 그래서 꽤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꺼내 그 말들을 옮겨 적기로 했다. 호기롭게 펜을 들었지만, 근래에는 컴퓨터나 휴대전화로만 글을 쓰는 탓에 손 글씨가 삐뚤빼뚤 엉망이었다. 하지만 타닥타닥 손가락을 움직여 금세 완성하는 문장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나가는 동안,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곱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고 나니 꽤 뿌듯했다. 과히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인터뷰를 할 때 으레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물론 정말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다. 그들은 어떤 순간에 가장 행복할까? 그 순간을 알면 상대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답변과 함께 보너스처럼 얻게 되는 게 있다. 그 순간의 공기다. 누구라도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면, 자연히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밝은 표정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금세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듯 행복도 공기처럼 전염되는 것 같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해진다는 말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오롯이 나만이 아닌 눈앞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서도 잊지 말자.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져야 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2호 2014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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