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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2014년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 [No.135]

정리|편집팀 2015-01-12 4,894

올해의 마지막 달력을 넘기기 전,  다섯 명의 배우가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행복했던 그때를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주민진


올 한 해 가장 행복했던 일은 1년 내내 창작 캐릭터로 원 없이 공연한 거예요. 
<해를 품은 달>부터 <여신님이 보고계셔>, <비스티보이즈>,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마이 버킷 리스트>까지 올해는 계속 창작뮤지컬에 출연하고 있는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제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참 좋아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데 심지어 내가 만든 내 캐릭터를  연기한다 생각하니, 많이 뿌듯했답니다.
이제 꽉 차있던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또 행복한 내년을 준비해야겠네요.



정욱진


최근 몇 년은 바빠서 고향에 자주 내려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고향에 갔을 때에요.
지난 1월에 집에 갔을 때 한창 <원스> 오디션이 진행 중이어서 악기 세 개를 챙겨 내려갔어요. (웃음).
제 사진을 설명해 드리자면, 왼쪽 사진은 아버지가 옥상에서 연을 날리시는 모습이에요.
오랜만에 집에 내려오는 아들을 위해서 아버지가 인터넷으로 이만 원짜리 가오리연을 주문하셨더라고요.
긴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오다보니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아버지가 “연 날리자!”고 하신 걸 들었어요.
그런데 피곤하다고 더 잔다고 해버렸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더니 아버지가 해맑게 연을 날리고 계시더라고요.
그 뒷모습을 보고선 만감이 교차했어요. 열심히 살아서 앞으로 부모님께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효도해야지, 마음을 다잡았답니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보너스! 저희 집 전기 계량기 속에 세 들어 살던 다람쥐 부부 사진이에요.
집이 산에 둘러 싸여 있다 보니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찾아와요. 귀엽죠?



문진아


매년 여름마다 함께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중 한 친구의 고향이 전라남도 영광이어서 지난여름엔 영광으로 여행을 갔어요.
여행을 가기 전 친구가 가족들에게 제가 뮤지컬 배우라고 자랑했는데, 문제는 친구의 아버지가 교회 장로님이셨다는 거죠.
뮤지컬 배우라는 말에 친구의 아버지는 제게 교회 특송을 부탁하셨고,
공연을 마치고 새벽에 영광으로 내려가 아침부터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여행까지 와서 이게 뭐람, 그날 아침 울며 겨자 먹기로 교회에 갔어요.
그런데 지방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성도가 할아버지, 할머니시더라고요.
제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눈시울을 붉히시는 표정을 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하게 됐죠.
노래가 끝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제 손을 잡고 연신 고맙다고 하시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그때 알았죠. 행복은 살다보면 덤처럼 주어지는 거라는 걸요. 



배두훈


얼마 전 다녀온 세 번의 여행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제가 활동 중인 밴드 억스 공연을 위해 제주도와 전주에 다녀오고, 일본에서 몽우 콘서트까지 하고 왔거든요.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세 곳을 여행할 수 있었죠. 
작년 11월 <풍월주>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지금까지 지난 한 해는  제게는 정말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여행을 통해 힐링할 수 있었답니다. 
제주의 바다, 전주의 먹거리, 일본의 맥주 모두 고맙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여러분에게도  그 힐링의 풍경을 전해드릴게요.



에녹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딱 두 가지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 중 하나는 <쓰릴 미> 첫 공연을 마친 다음 날 아침 늦게 일어나 어머니가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었을 때에요.
보글보글 끓인 찌개,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고기,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상을 보는 순간,
전날 공연을 잘 마친 것에 대한 만족과 여전히 어머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에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순간은 얼마 전 동생 집에 갔을 때의 일이에요.
아직 엄마, 아빠 소리밖에 못하는 어린 조카가 절 보고 반가워하며 ‘아빠’ 하고 달려와 안기는데 정말 행복했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5호 2014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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