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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KETCH] 창작뮤지컬의 봄 쇼케이스 페스타 [No.136]

글|박병성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5-01-30 5,241



‘처음’이란 말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지난 12월 18일. 2015년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창작뮤지컬 다섯 편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콘서트가 펼쳐졌다. 이름 하여 ‘쇼케이스 페스타’! 이 행사는 대표적인 창작뮤지컬 지원 프로그램인 창작산실(구 창작팩토리)에서 2014년 창작뮤지컬 우수 작품 제작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올봄 공연하는 열 작품 중 다섯 작품을 쇼케이스 형식으로 미리 선보이는 자리였다. 지난 18일에는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주홍글씨>, <가야십이지곡>, <파리넬리>, <곤, 더 버스커> 다섯 작품의 쇼케이스가 먼저 선보였고, 나머지 다섯 작품의 쇼케이스는 1월 10일에 펼쳐진다.

€본 공연에 앞서 선보인 €창작뮤지컬 다섯 작품

매서운 한파가 연일 몰아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뮤지컬 마니아라면 미래의 대표 창작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 본격적인 쇼케이스가 펼쳐지기 전에 축하 무대로 페스타의 첫 무대를 꾸민 것은 정상윤이었다. 정상윤은 지난해 자신이 출연했던 창작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의 ‘움직이지마 기다려줘’와 <살리에르> ‘신이시여’를 열창해 이번 창작뮤지컬 쇼케이스 페스타를 축하했다. 뮤지컬 칼럼니스트이자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의 예술감독인 조용신의 사회로 본격적인 쇼케이스가 펼쳐졌다.



첫 무대를 장식한 작품은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1월 30일~2월 8일, 아트원씨어터 1관) 였다. 고교 시절 라이벌 선수였던 이승엽과 김건덕의 실화를 모티프로 만든 작품이다. 이승엽은 우리가 아는 대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지만, 그와 라이벌이었던 기대주 김건덕은 불운에 불운을 거듭하며 나락으로 떨어진다. 야구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변정주 연출은 소개 영상에서 야구를 무대 언어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했다.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슈퍼스타’라는 곡은 캐나다에서 펼쳐진 세계청소년야구대회를 무대화한 것으로, 실제 야구가 벌어지는 상황을 감칠맛 나는 해설과 노래를 엮어 꽤 흥미진진한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두 번째 작품은 <주홍글씨>(1월 17일~25일, 아트원씨어터 1관) 였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왕세자 실종사건>을 비롯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죽도록 달린다> 등 수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서재형, 한아름 콤비의 작품이라 더욱 신뢰가 갔다. 진폭이 큰 원작의 드라마에 풍부한 감성을 담아낸 것은 <트레이스 유>의 박정아 작곡가이다. 모두 네 곡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였지만 <주홍글씨> 팀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세 곡만을 시연했다. 헤스터 프린 역을 맡은 오진영은 “찾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그리고 말없이 지켜보는 자의 심리적 갈등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서재형 연출은 극장 전체를 극 중 배경인 보스턴으로 만들어서 관객들이 그 시대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적은 객석 중 일부가 특별한 무대 구현을 위해 희생될지도 모른다.


세 번째로 소개된 작품은 가야의 악공 우륵이 가야를 지켜야 한다는 신탁을 받고, 멸망하는 가야를 돌며 십이지곡을 짓는 여정을 담은 <가야십이지곡> (1월 24일~2월 1일, 아트원씨어터 2관) 이다. 채한율 작곡가는 “가야의 음악을 지금 재현하기도 힘들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조선의 음악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작곡했다고 했다. 죽은 누이의 시체를 먹으면서 목숨을 부지하는 니문 역의 고은성이 부른 ‘허기’는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격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했다. 우륵 역의 최재림이 부른 ‘십이가야’는 작품의 대표곡으로 처음 들어도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가야십이지곡>은 쇼케이스를 통해 음악적인 기대를 품게 했다.

네 번째 작품은 <파리넬리> (1월 17일~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였다. 18세기 대표적인 예술가 파리넬리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미 그의 생애는 영화로 만들어져 깊은 감동을 주었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당대 최고의 카스트라토 파리넬리 이외에,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하고 카스트라토 행세를 해야 했던 안젤로라는 인물을 창조했다. 쇼케이스에서 파리넬리 역을 맡은 고유진은 (파리넬리가 영화에서도 부른)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불러 소프라노와 테너가 뒤섞인 듯한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멋들어지게 재현했다. 김민정 연출은 “카스트라토의 목소리 이면에는 슬픔과 운명적인 비극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며 이번 공연에는 바로 ‘그럼에도 아름다운’ 카스트라토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선보인 작품은 가장 많은 악기와 배우가 등장한 <곤, 더 버스커> (1월 3일~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였다. 뮤지컬 <원스>가 아일랜드 버스커의 이야기라면, <곤, 더 버스커>는 한국의 버스커들이 출연한다. 밴드 구성에 첼로가 결합되고, 탭 댄스도 선보였다. 뮤지컬 <오디션>의 작사, 작곡, 연출 심지어 한때 출연도 했던 박용전이, 이번 <곤, 더 버스커>에서도 작사, 작곡, 연출을 도맡았다.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장면들은 버스커들의 젊음과 꿈을 느낄 수 있었다. 방송국 PD들은 다소 과장되고 코믹한 인물로 그려져, 버스커들과 대비시켰다. 콘서트를 즐기는 것 같은 라이브 연주가 매력이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의 장점은 뮤지컬 음악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이 없다는 것이다. 콘서트 뮤지컬인 <곤, 더 버스커>는 동시대 음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어필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6호 2015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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