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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2월의 추천 무용 [NO.137]

글 |송준호 2015-02-26 4,125

창작 발레를 위한 목소리



천만 관객 시대를 맞은 한국 영화가 지금의 발전을 이루기까지는 지리멸렬한 투쟁의 시간들이 있었다. 촬영장에서 영화를 찍어야 될 사람들이 머리에 붉은 띠를 동여매고, 때로는 삭발을 한 채로 거리로 나섰다. 스크린 쿼터 사수를 위한 싸움이었다. 이런 작은 투쟁이 이어지고 ‘한국 영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안팎의 노력과 도움이 오늘날의 전성기에 일조한 것은 자명하다. 창작을 위한 재능도 중요하지만, 역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통과 향유의 과정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무용계의 시스템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에서 어떤 장르에서든 창작춤은 대중의 관심이나 평단의 시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다. 물론 관객이 작품성이나 흥미가 보장된 해외 작품이나 익히 알려진 고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태도가 만연해지면 창작춤의 공급량이나 그 수준은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태생적인 창작 장르인 현대무용은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되는 해외 작품이 아니면 배고픈 실정이다. 한국춤에서는 국립단체를 제외하곤 창작춤에 대한 시도 자체가 드물다. 특히 창작 발레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의 한두 레퍼토리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 서울발레시어터를 비롯한 일부 사립 발레단이 꾸준히 창작 발레를 올리고 있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관람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게 공간을 내주는 극장이 없다. 이 때문에 창작 발레에게는 길어야 2~3일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시스템 보완을 위한 한 목소리는 이런 지점에서 필요하다. 다행히 새해에는 창작 작품에 대한 지원금 확대와 인프라 개선이 거론되고 있어 기대해볼 만하다. 얼마 전 호평을 받은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 공연에서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 작품들이 일부 관계자들만이 아니라 일반 관객들까지 충분히 즐기면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누리기를 기대해본다.



조흥동 춤의 세계
지난 2012년에 60년 춤 인생을 기념하는 동명의 공연을 선보였던 한국무용가 조흥동이 3년 만에 기존 공연을 보완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 지정 기념공연으로 기획된 이 공연에서 조흥동이 보여줄 춤은 한량무. 한량무는 풍류를 아는 한량들이 노는 모습을 춤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악사, 한량, 승려, 색시, 주모, 별감, 상좌, 마당쇠가 등장해 배역에 따라 다른 춤사위를 보여준다. 국립무용단에 입단해 상임 안무가와 예술감독을 역임한 조흥동은 한국춤의 창작적 춤사위와 표현 영역을 확대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무용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기도 하다. 

2월 27일~2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멀티플리시티
지난해 한국 발레단 최초로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였던 <멀티플리시티>가 돌아온다. 작품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춤과 음악으로 그린 바흐의 일생이다. 그의 지휘에 따라 무용수들은 각각 악기나 음표, 음악이 되어 무대를 채운다. 1막인 ‘멀티플리시티’에서는 바흐의 지휘로 연주되는 무용수들이 경쾌한 몸짓을 선보인다. 2막 ‘침묵과 공(空)의 형상’에서는 바흐의 말년과 죽음을 그린다. 이때 죽음을 상징하는 남성 군무와 감성을 나타내는 하얀 가면의 여인이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을 맡았던 나초 두아토가 1999년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다. 

3월 19일~22일 LG아트센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7호 2015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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