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소극장의 서른 맞이
서른은 뜻을 확고히 세운다는 이립(而立)의 나이다. 산울림 소극장이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산울림 소극장 역시 이립이란 명칭이 자연스럽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이 세 번이나 지났음에도 연극을 향한 의지가 여전히 견고해보이니 말이다. 그만큼 그 기저에는 오랜 시간을 품어온 열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산울림 소극장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처음 기틀을 세운 것은 198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극단 산울림을 창단한 연출가 임영웅, 그는 공연을 위해 여러 극장을 전전하던 끝에 극단의 보금자리가 될 소극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꿈을 품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난한 연극인에게 그것은 그저 꿈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집을 팔고 빚을 내어 지금의 장소에서 기어이 산울림 소극장의 작은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당시 개관작으로 무대에 올린 것이 바로 극단 산울림의 대표 레퍼토리인 <고도를 기다리며>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소극장 산울림이 <고도를 기다리며>(3월 12일~5월 17일)를 공연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이 극장이 줄곧 공연해온 작품이지만, 이번에는 극장 개관 30주년뿐 아니라 <고도를 기다리며> 국내 초연 45주년, 임영웅 연출가의 연출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무대다. 더불어 정동환, 송영창, 안석환, 한명구 등 그동안 <고도를 기다리며>를 거쳐간 13명의 배우들이 함께하는 만큼, 이 작품의 결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편, 지금 대학로에서는 ‘연출가 임영웅과 <고도를 기다리며> 전’(5월 30일까지, 예술가의집 2층 예술자료실 내 아카이브 전시실)이 열리고 있다. 산울림 소극장의 지난 시간을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은 남산예술센터가 2015년 시즌 첫 작품으로 공개하는 신작. 최치언이 쓰고, 김승철이 연출한 이 작품은 무협액션판타지극이란 독특한 장르를 표방하며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은 ‘맨손으로 소뿔을 자르고 주인 오기 전에 도망가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찾아가는 내용의 극중극과 그 극중극을 공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3중의 액자 구조로, 연극과 현실,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연 진실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대에는 사각의 링이 설치되고, 배우들은 그 안에서 태권도, 유도, 킥복싱, 에어로빅 등이 뒤섞인 과장되고 코믹한 액션을 선보이며 허상을 쫓는 우리네 씁쓸한 현실을 풍자한다. 신현종, 심수현, 김성일, 이형주, 박완규 등이 출연한다.
3월 12일~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두근두근 내인생>
송혜교,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며 화제를 모은 김애란 작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철부지 부모 한대수와 최미라, 그리고 그들의 아들 아름의 이야기다. 아름은 조로증이란 희귀병에 걸려 열일곱이 되었을 때 이미 80세의 몸으로 노화되어 죽음을 가까이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추민주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으며, 그와 <빨래>로 호흡을 맞췄던 민찬홍 작곡가가 가세해 작품에 특별한 선율을 입힐 예정이다. 이율과 이규형이 한대수 역, 최정인과 곽선영이 최미라 역, 오용과 정문성이 한아름 역을 맡았다.
3월 13일~5월 25일 유니플렉스 2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8호 2015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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