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이라는 만능열쇠
융복합공연예술축제 PADAF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2011년 무용과 연극의 융합을 컨셉으로 시작된 PADAF는 회를 거듭하며 외연을 넓혀 올해는 무용, 연극, 영상, 음악, 패션, 미디어아트까지 포함하는 다장르 간 융복합 축제를 선언하고 있다. 포괄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축제의 이름도 미세하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Play And Dance Art Festival로 출발했다면 이제는 Play Act Dance Art-Tech Festival이 된 것이다. 물론 축제의 성격이나 용어는 다소 바뀔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공연 예술계의 특성을 생각하면 요즘은 연극과 무용의 융합만으로는 탈장르 현상을 아우를 수 없기도 하다. 특정한 장르로 구분 지을 수 없는 새로운 예술을 명명하기 어려울 때 융복합이라는 용어는 편리한 만능열쇠가 된다.
융복합 현상은 해외에서 포스트모던 시대를 기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은 여전히 장르에 대한 강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지난 몇 년간 융복합 형태의 공연들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이는 종종 다원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때 다원예술에 관한 지원 제도까지 마련했지만 2010년부터는 ‘실험적 예술 및 다양성 증진 지원’으로 사업 명칭을 변경했고, 이듬해부터는 ‘융복합 예술’로 또 한차례 이름이 바뀌었다. 이런 흐름에서 융복합 예술은 여전히 명확한 정의를 갖지 못했고, 다만 ‘기성 장르에서 수용하지 못한 실험적 예술’이라는 설명만 남았다.
문제는 이런 용어가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동안 현장에서 융복합 공연에 대한 질적, 양적 고민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이런 형식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몇몇 국제 공연 축제의 초청작 정도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융복합이라는 용어가 적극적으로 쓰일 때마다 정부 지원과 연관 짓는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흥미롭게도 이번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 역시 융복합이다. 물론 PADAF는 초창기부터 연극과 무용의 융합을 추진해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디어아트나 패션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융복합을 지향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축제의 성격과 명칭까지 변경한 PADAF가 그러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 융복합에 대한 진지한 기획과 실천이 이루어질 때 PADAF에 대한 관객의 관심도 한층 더 고조될 것이다.
<크리틱스 초이스 2015>
춤 평론가가 선정한 우수 안무가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춘다. 춤 전문지 <댄스포럼>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공인된 공연 장소에서 2~3회 이상의 작품 발표 경력이 있는 신진 무용가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 이번 공연에서는 작년 최우수 안무가인 이동원과 우수 안무가 이루다가 초청됐고, 올해 새롭게 선정된 김경신, 김재승, 배준용, 김윤아, 장혜림, 조현상, 서연수의 초연작을 올린다. <댄싱9>로 화제를 모은 이루다와 김재승을 비롯해 런던의 안무 대회인 ‘더 플레이스 프라이즈’ 출신의 김경신이 보여줄 춤의 대비가 눈길을 끈다.
6월 30일 ~ 7월 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제21회 창무국제무용제>
‘우리 춤’을 기반으로 컨템퍼러리 댄스를 연구하고 정체성을 확립해 세계 무대와의 소통을 지향하는 창무국제무용제가 막을 연다. 올해는 특히 각국의 전통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작 작품을 보유한 무용단들이 참가한다. 개막 공연 팀은 뉴질랜드 아타미라 댄스 컴퍼니로, 부족의 문화적인 정체성과 이야기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들이 준비한 인도네시아 정통 궁중 춤 ‘리안토(Rianto)’는 창무국제무용제가 지향해 온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개별 문화권의 개성을 맛볼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7월 27일 ~ 8월 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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