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의 생각을 읽는 스톡 리서치
가족 뮤지컬 이미지와 관람 실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은 점점 젊어지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주요 관객층은 중장년층이다. 국내 공연 관객층은 20-30대, 그것도 여성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브로드웨이의 공연 관계자들은 한국의 젊은 관객층을 부러워한다. 뮤지컬 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는 그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위키드>같이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특히 소녀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한국 상황으로 돌아가서, 뮤지컬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주요 공연 관객 연령층은 여전히 20-30대 여성에 집중되고 있다. 관심도가 계속 유지됐다면, 산술적으로 지금은 30-40대 관객이 주요 관객층을 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젊은 관객층이 유입되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공연 관람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폭발적인 관객 증가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디즈니가 가족 관객층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확대했다. 국내에서도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관객을 개발한다면 20-30대에 의존하는 지금보다는 획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공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보았다.
참여자
성별
남 51명 (12%)
여 185명(88%)
연령대
20세 미만 35명 (8.1%)
20대 초반 103명(24%)
20대 후반 106명(24.7%)
30대 초반 83명(19.3%)
30대 후반 54명(12.6%)
40대 이상 49명(11.4%)
공연 관람 빈도
일반 관객(월 1회 이하) 160명(37.2%)
애호가(월 2~3회) 121명(28.1%)
마니아(월 4~6회) 71명(16.5%)
슈퍼마니아(월 6회 이상) 78명(18.1%)
비싼 가격, 가족이 함께 공연을 보기 힘든 요인
먼저 가족들과 공연을 관람하는 비중에 대해 물었다. 월 1회 이하로 공연을 관람하는 일반 관객들은 공연을 함께 보는 대상으로 친구(3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이 가족(29.4%), 혼자(18.8%), 연인(17.5%) 순이었다. 반면 공연을 월 1회 이상 보는 애호가 이상의 집단은 혼자 관람하는 비율(44.8%)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친구(33.6%), 가족(14.6%), 연인(3%) 순이었다. 공연 관람 빈도가 높을수록 가족과 보는 비율은 떨어지고 혼자 보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와 40대 이상은 가족과 함께 보는 비율이, 20대는 혼자 보는 비율이, 30대는 친구와 함께 보는 비율이 높았다. 설문 참여자가 공연 관람 빈도가 높은 층이 많은 점을 감안하여 일반 관객에 한정해서 살펴보았다. 전체 의견과는 차이가 있었다. 일반 관객 중 10대(34.8%)와 40대(81%)가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는 비율이 높은 것은 전체 응답과 같았다. 그러나 마니아의 의견이 다수 포함된 전체 응답에서 10대들은 ‘가족과 본다’와 ‘혼자 본다’가 공동 1위였던 반면, 일반 관객에 한정했을 때는 ‘가족과 본다’와 ‘친구와 본다’가 공동 1위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40대 이상은 가족(54.2%) 다음으로 친구(20.8%), 혼자(20.8%)를 선택한 반면, 일반 관객에 한정한 40대 이상의 응답은 가족이 8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그다음으로 연인(9.5%)과 친구(9.5%) 순이었다. 일반 관객들만 한정해서 본다면 10대와 40대 이상은 가족들과, 10대, 20대, 30대 후반은 친구들과 주로 공연을 보고, 30대 초반은 연인과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과 공연을 보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일반적으로 가족들과 공연을 보기 힘든 원인은 비싼 가격 때문(34%)이었다. 그다음으로 ‘함께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26%), ‘함께 볼 만한 작품의 부족’(16.6%) 순으로 나왔다. 나이에 따라 가족과 공연을 보기 힘든 이유가 조금씩 달랐다. 가족과 공연을 보기 힘든 이유로 1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공연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30대 후반은 ‘함께 볼 만한 작품의 부족’(27.9%)을, 40대 이상은 ‘함께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45.5%)는 현실적인 이유를 꼽았다.
그렇다면 전 연령층이 즐길 만한 공연 티켓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평균 4만 7천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월 1회 이하로 공연을 보는 일반 관객에만 한정하면 평균 4만 5천 원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공연 애호가 이상의 그룹보다는 조금 낮은 금액을 책정했다. ‘작품이 좋으면 상관없다’는 의견은 8%였다.
가족 뮤지컬이 주는 이미지
디즈니가 브로드웨이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브로드웨이 관객층인 중장년층이 아닌, 가족 단위의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공연계에서 ‘가족 뮤지컬’이라는 용어는 주로 아동용 공연에 붙인다. 그래서 ‘가족 뮤지컬’이라는 용어가 ‘아동용 공연’이라는 느낌을 어느 정도 주는지 알아보았다.
‘가족 뮤지컬’이라는 용어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주요 관람층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했다. 43.2%가 ‘전 연령층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의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아동용 공연’ 느낌이라는 답변이 28.3%,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라는 이미지가 16.9%, 그리고 ‘초등·중학생을 위한 공연’이라는 이미지가 10.5%였다. ‘아동용 공연’, ‘초등·중학생을 위한 공연’ 등 아동을 포함한 저학년을 위한 공연이라는 생각이 39% 정도였다. 공연계의 일반적인 인식보다는 낮은 수치였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린이나 중학생 정도가 보는 공연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연령대나, 공연 관람 빈도별로 살펴보아도 30대 초반을 제외한 전 그룹에서 ‘모든 연령층을 위한 공연’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30대 초반만 ‘아동용 공연’의 느낌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가족 뮤지컬의 이미지는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내용’의 작품이라는 의견이 66.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동화나 만화 캐릭터를 토대로 한 작품’이라는 의견이 17.7%, ‘유치하고 단순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10.4%였다. ‘가족 뮤지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전체에서 10%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인식은 애호가(13.6%), 마니아(12.9%), 슈퍼마니아(11.7%) 순이며, 일반 관객(6.3%)이 가장 낮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가족 뮤지컬이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공연한 동물이 등장하는 공연, 어린이가 주인공인 공연, 가족 뮤지컬로 이름 붙여진 공연,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공연 등을 나열하고 각각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조사했다. 가장 많은 이들이 가족 뮤지컬이라고 인식하는 작품은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다. 그다음이 <라이온 킹>, <오즈의 마법사>, <피터팬>, <구름빵> 순이었다. 아동 공연으로 분류되는 <구름빵>을 제외하고는 동화적인 요소를 지니면서도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가족 뮤지컬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가족 뮤지컬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높은 순을 보면 <캣츠>(41.4%), <맘마미아!>(32.8%), <빌리 엘리어트>(26.5%), <우리는 친구다>(23.6%), <지붕 위의 바이올린>(22.3%) 순이었다. <우리는 친구다>를 제외하고 부모 세대가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흥미로운 결과는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추천해 달라는 주관식 질문에 ‘가족 뮤지컬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던 <캣츠>를 가장 많은 이들이 추천해 준 것이다. <캣츠>(53명), <라이온 킹>(51명), <위키드>(41명), <맘마미아!>(38명), <사운드 오브 뮤직>(33명) 순으로 전 연령층이 함께 보기 좋은 공연을 추천해 주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3호 2016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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