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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잊지 못할 엔딩 장면 [No.163]

정리 | 박보라·안세영 2017-05-02 3,992

가슴을 울리는 근사한 엔딩 장면은 작품 전체에 대한 인상을 좌우하기도 하죠. 배우들이 꼽는 잊지 못할 영화 속 엔딩 장면은 무엇일까요?





박한근  <유주얼 서스펙트> 

<유주얼 서스펙트>는 그야말로 제 인생을 바꾼 영화예요. 중학교 때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전 지금 무얼 하며 살고 있었을까요?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고 ‘이런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배우의 꿈을 키웠고, 그 결과 지금 이렇게 무대 위에 서 있으니까요. 한때 ‘카이저소제’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충격적이었던 영화의 엔딩!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충격적이었던 반전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 완벽한 각본과 연기에 대해 말해 드리고 싶지만, 혹시라도 아직 못 보신 분께는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일단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아, 말해 주고 싶다… 그러니까 주인공이요… 마지막에…….




유승현  <아마겟돈> 

<아마겟돈>에서 주인공 해리가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행성을 폭파하기 위해 홀로 행성에 남는 장면을 잊지 못해요. 영화 속에서 행성 폭파를 위해 파견된 대원들은 무선 폭파 장치의 고장으로 누군가 행성에 남아 폭발 버튼을 눌러야만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들은 제비뽑기로 행성에 남을 사람을 정하는데, 해리의 직속 부하이자 딸의 연인인 AJ가 뽑히고 말죠. 그러자 해리는 AJ를 배웅하는 척하면서 산소통을 끊어 우주선으로 복귀시키고 자신이 행성에 남는 선택을 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해리의 위대한 사랑,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애틋한 마음이 교차되는 엔딩 장면은 지금 봐도 울컥합니다.




이선근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의 엔딩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죠.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간 주인공은 어린 아들이 겁먹지 않도록 ‘이 모든 건 게임이며 끝까지 들키지 않고 숨어 있으면 상품으로 탱크를 탈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결국 총살을 당하러 가는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아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끝까지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걸어나가는 아버지. 그리고 살아남은 아들에게 거짓말처럼 다가오는 연합군의 탱크. 슬프지만 마냥 새드엔딩은 아닌, 희망을 주는 해피엔딩이라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를 본 지 20년 가까이 된 지금도 아들을 향한 주인공의 사랑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네요.





정연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메릴 스트립의 젊은 시절 연기가 보고 싶어 선택했던 영화였어요. 메릴 스트립의 분량은 매우 적었지만 그녀가 등장했던 모든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죠. 젊음의 혈기를 뒤로하고 철저하게 절제하는 연기가 좋았어요. 또 영화에서 돋보였던 건 주인공 더스틴 호프만과 아역 배우 저스틴 헨리의 호연이에요. 영화의 마지막엔 양육권 재판에 져서 아이는 엄마에게 가게 돼요. 아이가 떠나기 전날 아빠와 아이가 함께 토스트를 먹는 장면이 있어요. 슬픈 상황인데도, 덤덤하게 연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며칠 동안이나 그 장면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김여진  <23 아이덴티티> 

엔딩이 기억에 남는 영화가 정말 많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최근에 본 <23 아이덴티티>요. 23개의 자아를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스포일러라 엔딩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개의 자아를 가진 주인공이 강하고 난폭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신과 같이 상처를 가진 소녀를 보고 변하는 모습이 기억이 남아요. 주인공이 아름답다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면서도 여러 개의 자아 속에 숨길 수 없는 인간애와 순수함도 느낄 수 있었죠.





유주혜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의 엔딩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집에서 쉬면서 영화나 한 편 보려고 리스트를 보다가 ‘명작이니까 이걸 보자!’고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죠. 그랬다가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단순히 슬퍼서 울었다기보다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들이 몰려와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더라고요. 절망 속에서의 환한 웃음,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사랑 등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던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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