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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동동> [NO.170]

글 |나윤정 사진제공 |정동극장 2017-11-10 3,606

새로운 창작탈춤극

<동동>



정동극장이 <창작ing>의 두 번째 무대인 창작탈춤극 <동동>을 선보인다. <창작ing>는 정동극장이 우리 예술의 소재를 발굴하고 작품 개발에 힘쓰기 위해 마련한 기획으로, 지난 3월 판소리와 춤을 결합한 <적벽>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탈춤과 드라마를 결합한 현대적인 탈춤극 <동동>을 무대에 올려 눈길을 끈다.


<동동>은 고려 시대 국가적 행사인 팔관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팔관회는 삼국 시대부터 시작된 불교 행사로 고려 시대 때는 매년 정기적으로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작품은 고려 8대 왕 현종이 즉위 후 팔관회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렀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팔관회의 어느 밤, 현종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란 상상력을 펼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실제로 팔관회 동안은 ‘팔관’이라는 8가지 규범을 지켜야 했는데, 살생, 도둑질, 간음, 거짓말, 음주, 사치, 교만, 식탐이 그것. <동동>은 궁 밖을 나선 현종이 팔관회의 금기를 어기고 달콤한 일탈을 꿈꾸는 백성들을 만나 겪게 되는 하룻밤의 좌충우돌 소동기를 그린다.


전통 탈춤은 ‘과장’으로 춤을 나누어 진행하고, 각 과장의 이야기 주제가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의 주요 골자는 양반에 대한 풍자와 해학, 서민들의 애환, 안녕과 풍요 기원이며, 등장인물들은 양반, 말뚝이, 승려, 무당 등 정형화된 캐릭터의 탈을 쓰고 연기한다. 반면 <동동>은 이러한 전통 탈춤의 과장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현대적 드라마 구조를 더해 새로움을 보여준다. 또한 탈을 통해 캐릭터 표현은 물론 현대적 주제 의식을 담아내 동시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그에 따라 작품에는 총 14가지의 탈이 등장한다. 양반탈, 각시탈 등 전통 탈을 모티프로 인물의 캐릭터를 반영해 각기 다른 종류의 탈을 창작했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배우들이 탈을 쓰고 벗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관객들은 탈을 쓴 얼굴과 민낯이 보여주는 28가지의 얼굴을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한국의 탈춤은 총 13가지. 황해도의 봉산탈춤, 함경남도의 북청사자놀음, 경북 지역의 안동하회별신굿 탈놀이 등이다. <동동>은 이러한 한국 탈춤의 특징을 모티프로, 새로운 춤사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별 탈춤의 특징들을 캐릭터의 춤사위에 반영해, 캐릭터의 특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안무를 맡은 김재승은 “솔직하고, 쿨하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자기 내면을 감추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무척 닮은 춤”이라며 탈춤을 가장 현대적인 춤이라 이야기했다. 그만큼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탈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동동>은 박소정의 원안을 바탕으로, <대동여지도>, <가야십이지곡>을 연출한 육지가 작·연출, 지난해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대회장상을 받은 마홀라컴퍼니 대표 김재승이 안무를 담당하였다. 현종 역은 송민환, 강감찬은 김용남, 진관스님은 이재현, 원정왕후는 조은 등이 맡았다. <동동>의 전 배우들은 탈춤의 기본 리듬을 체화하기 위해 공연 연습을 시작하기 전 탈춤 워크숍에 참여했다. 국가 무형문화재 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이자 천하제일탈공작소 대표 허창열의 주도 아래 탈춤의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을 거쳤던 것. 이런 노력들이 더욱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어주리란 기대를 모은다.


11월 9~26일   

정동극장   

02-751-1500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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