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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열전 2017!> [No.173]

글 |박보라 사진제공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2018-02-08 3,181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열전 2017!>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이하 차세대 예술가의 작품 창작 연구 및 발표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 <차세대 열전 2017!>을 진행하고 있다. 2월엔 <차세대 열전 2017!>을 통해 개발된 연극 세 편이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외부>, <이것은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무순 6년>이 그 주인공. 1년여의 시간에 걸쳐 탄생된 세 작품의 연출가들을 만나보았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외부> 문재호 연출

 

작품은 미래에도 오늘날 사람들이 겪는 불평등이 존재하느냐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다양한 인간군상이 각각의 공간과 관계 속에서 취해야 하는 태도의 차이를 통해, 이것이 곧 권력의 은유임을 표현한다.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미래가 배경이지만 지금의 이야기다. 미래를 다루는 작품들의 미덕은 과거와 오늘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잘못 가고 있다는 걸 깨닫지 않으면 미래에는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느끼게 할 것이다.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미래 이야기지만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다. 중세로 배경을 바꿔도 어색하지 않다. 변하지 않은 차별과 배제에 대한 이야기다.

 

연출 방향은 무엇인가.

비우기가 중심이다.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치장들을 지우면 우리 민낯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충분히 믿음직한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해소시켜버린다. 단지 연극 구경이 아니었으면 한다.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끝나버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끝나고 박수받는 공연보다 극장 밖에서 오래 생각나는 공연이 좋은 공연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손재린 연출

 

삶에서 겪는 불일치의 감각을 일상의 사물과 오브제를 이용해 표현했다. 1616년 잠든 극작가 셰익스피어를 깨워, 2017년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재창조한다.

 

작품이 매력적인 점은 무엇인가.

셰익스피어의 뇌를 연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꽤 황당한 이야기일 텐데 그것을 여러 연극적 아이디어와 초현실적인 이미지들로 전개해 간다. 비논리적인 기억의 파편들이 혼재해 있는 무대는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뒤틀리고 이상하고 믿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나의 연극이다.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인간이 삶에서 요구받는 것과 개인이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불일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지금 우리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엉뚱한 오브제의 사용, 시, 노래, 갑작스러운 춤, 긴 침묵 등의 요소들이 섞여 현대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풍경 속에서 각각의 존재가 어떻게 어긋나고, 어그러지는지 보여주려 한다.

 

연출 방향은 무엇인가.

연극의 아이콘과 같은 셰익스피어와 지금 여기 한국 배우들의 이야기를 오브제와 인형을 통해 감각적으로 만나게 하는 것이다. 어떤 말이나 서사보다는 이미지와 질감, 소리 같은 감각을 깨우는 연극적 언어를 찾아간다. 400년 전 셰익스피어 삶의 아이러니가 현재 한국에 사는 우리 삶의 아이러니와 불일치한 감각들과 만나 콜라주되고 함께 춤추게 하는 것이다.

 

 

 

<무순 6년> 이준우 연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중국의 무순전범관리소에서는 일본의 전쟁범죄자를 대상으로 교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작품은 무순전범관리소의 모습을 재현하며 교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관리소 직원과 전쟁범죄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1950년 중국의 무순전범관리소에서는 일본인 전쟁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인간성 회복 및 사상개조라는 이름으로 교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전쟁범죄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반성하도록 만들었으며, 자백서를 바탕으로 연극을 만들어 올리기도 하였다. 간수들은 대부분 자신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일본군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었는데 눈앞에 전쟁범죄자들을 두고도 포로 우대 정책이라는 당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생기고 많은 질문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무순전범관리소의 교화 프로그램은 전쟁범죄자들을 교화하고 반성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용서의 주체는 누구인가.

 

연출 방향은 무엇인가.

무순전범관리소에서의 어느 한 시간대를 포착하여, 벌어지는 일 그대로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의 공연이다. 사실에 가깝게 재현된 무대와 관객의 시간과 극 안의 시간이 동일하게 흘러가는 시간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무대 위 인물들의 의식 흐름, 즉 그들 내면의 감정과 변화에 집중하고 관객들이 이를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3호 2018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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