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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CULTURE PREVIEW] <우주소리>, 창극과 우주의 만남 [No.181]

글 |배경희 사진제공 |국립극장 2018-10-10 3,703

<우주소리> , 창극과 우주의 만남 



오는 10월 국립창극단의 창극 두 편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와 <우주소리>가 바로 그 주인공. 두 작품 모두 국립극장의 ‘2018-2019 레퍼토리 시즌’을 통해 공연되는 것으로, 관객과 먼저 만나는 작품은 10월 1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다. 올해 벌써 네 번째 재공연되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명실상부 국립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라면, 뒤이어 국립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우주소리>는 ‘신창극시리즈’로 올해 처음 소개되는 신작이다.

<우주소리>의 공연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7월 국립극장의 2018-2019 레퍼토리 시즌 라인업이 공개되면서다. 당시 가제로 공개된 이 작품에 업계의 기대가 모였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SF창극’이라는 낯설고 신선한 시도 때문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실험은 작품의 진두지휘를 맡은 김태형 연출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과학고등학교와 카이스트 출신이라는 색다른 이력의 연출가답게 언젠가 꼭 공상 과학 장르의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것. 그의 설명에 따르면 뮤지컬 같은 상업 공연에서 공상 과학 세계를 펼치기 위해서는 세트나 소품에 많은 제작비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지만, 창극은 소리로 시공간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이런 모험에 나설 수 있었다고. 그리고 그가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데는 ‘변화와 혁신, 파격’을 국립창극단의 모토로 내세운 김성녀 예술감독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태형 연출의 각오는 <우주소리>에서 판소리가 지닌 고유의 표현력을 바탕으로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우주 세계를 무대에 펼쳐내는 것. 또한 SF 장르에서 흔히 사용되는 지명이나 기호, 용어 모두 소리로 표현할 계획이다.

<우주소리>의 이야기는 미국 과학 소설 작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단편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The only neat thing to do)』을 원작으로 한다. 1968년 문학계에 등장한 여성 작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1970년대 SF 소설계의 주요 문학상을 거머쥔 인물. 이번 창극의 바탕이 된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또한 1986년 로커스 어워즈와 사이언스 픽션 크로니클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바 있다. 작품은 용기 있는 소녀의 경쾌한 우주 탐험기를 그리는데, 부모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 제목이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인 이유는 소녀가 우주여행 중 외계 생명체에 감염됐는데도 할 만한 멋진 일을 선택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SF창극이라는 신선한 시도답게 창작 방식도 독특하다. ‘창’과 ‘극’이 결합된 형태인 창극은 소리를 만드는 작창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연 배우들이 직접 작창을 맡아 연습 과정부터 공동 창작한다는 것. 김태형 연출과 함께 호흡을 맞출 음악감독은 김혜성 작곡가다. 이외에 김미경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홍문기 의상디자이너 등 연극·뮤지컬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태프들이 대거 작품에 참여한다. 

10월 21~2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1호 2018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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