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뮤지컬
공연을 사랑하는 모든 애호가들에게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설레는 달. 바로 한 해의 관극 계획을 세워야 할 새해가 밝았다. 2019년 한국 뮤지컬은 어떤 지도를 그려갈까. 올해의 뮤지컬계를 미리 점쳐보기 위해, 주목할 만한 이슈와 연간 공연 리스트를 준비했다. 또 여기에 <더뮤지컬>이 추천하는 기대작까지.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필독!
미리 체크해 볼 만한 7~12월 뮤지컬 리스트!
<번더플로어>
7월 2~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세계 최고 기량의 볼룸 댄서들이 출연하는 <번 더 플로어>가 7년 만에 내한한다. 1999년 영국에서 초연한 <번 더 플로어>는 2명의 가수가 노래하는 가운데 살사, 탱고, 차차차, 왈츠 등 열정적인 댄스 장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호주 라틴 챔피언십 챔피언이었던 제이슨 길키슨이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참여하고, 12명의 댄서가 출연한다. 특히 이번 내한 공연에는 2018년 ‘제12회 DIMF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영국 뮤지컬 <플래시댄스>의 주연 조앤 클리프턴가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난설>
7월 13일~8월 25일 콘텐츠그라운드
조선 시대 여성 시인 허난설헌을 주인공으로 한 창작뮤지컬이 탄생한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이로도 잘 알려진 허난설헌은 어린 시절부터 시와 그림에 뛰어난 신동이었다. 하지만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박힌 조선 시대에 양갓집 규수로 태어나 바느질보다 시문을 좋아했던 허난설헌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그는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200여 수의 시를 남겼고, 이는 조선을 넘어 중국까지 명성을 떨쳤다. 뮤지컬은 연극 <언체인>을 만든 콘텐츠플래닝이 제작하고, <리틀잭>의 옥경선 작가가 극본을 맡는다.
<시티 오브 엔젤>
8~10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시티 오브 엔젤>은 할리우드에서 누아르 영화가 한창 각광받던 1940년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탐정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영화와 현실이 교차되는 이중 구조에 있다. 영화 속에서는 실종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탐정 스톤의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그 영화의 대본을 쓰고 있는 작가 스타인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때 영화 속 세계는 누아르 영화의 느낌을 살려 흑백으로 표현되는 반면, 현실 세계는 컬러풀하게 표현된다. 영화와 현실 속 인물이 서로 싸우거나 조력하는 판타지적인 장면도 볼 수 있는데, 스톤과 스타인의 말다툼을 그린 듀엣 ‘You’re Nothing Without Me’가 대표적이다. 극 전반에 흐르는 재즈 선율은 누아르 영화의 분위기를 고취시킨다. 싸이 콜맨이 작곡, 데이빗 지펠이 작사, 래리 겔바트가 극본을 맡은 <시티 오브 엔젤>은 1990년 토니 어워즈, 1993년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연달아 베스트 뮤지컬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5년에는 런던 리바이벌 공연이 올리비에 어워즈 베스트 뮤지컬 리바이벌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 공연은 원작의 극본과 음악만 가져와 새로운 무대 미학으로 선보인다.
<스위니 토드>
10월 2일~2020년 1월 19일 샤롯데씨어터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 <스위니 토드>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이발사 스위니 토드와 그가 죽인 사람의 시체로 파이를 만드는 가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그로테스크한 내용과 음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토니 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초연 이후 한동안 공연되지 않다가 2016년 다시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의 연출을 맡은 에릭 셰퍼는 미니멀한 무대로 초연과 확실한 차별을 두었다. 이번 시즌의 제작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조의 호수>
10월 9~20일 LG아트센터
매튜 본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가 9년 만에 돌아온다. 고전 발레의 상징과도 같은 가녀린 여성 무용수 대신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를 백조로 등장시켜 고정관념을 깬 작품이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발레리노가 된 빌리가 맡은 역할이 바로 이 백조다. 작품은 1995년 런던 새들러스 웰즈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고, 3D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1대 빌리이자 최근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내한한 바 있는 리암 무어를 왕자 역으로 만날 수 있다.
<빅 피쉬>
12월~2020년 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빅 피쉬>는 대니얼 월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원작 소설은 2003년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탄생해 큰 사랑을 받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 대해 허풍스런 이야기만 늘어놓는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과 그런 아버지가 싫었던 아들 윌로, 아들이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내용이다. 에드워드가 젊은 시절 모험을 떠나 마녀, 거인, 인어를 만나고 아내가 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재 시점 이야기와 교차해 진행된다. 뮤지컬은 영화의 각본가였던 존 어거스트가 극본을 쓰고, 앤드루 리파가 작사·작곡을 맡았다. 제작사 CJ ENM은 <빅 피쉬>의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협력 프로듀서로 참여해 한국 공연권을 확보했다. <킹키부츠>, <보디가드>에 이어 CJ ENM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공동프로듀싱 뮤지컬이다. 한국 공연은 극본과 음악은 원작을 따르되 연출, 무대, 의상 등을 새롭게 재창작해 선보인다. 영화에서는 에드워드가 산드라를 위해 1만 송이의 수선화를 심고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는데, 같은 장면이 뮤지컬 무대에서는 어떻게 연출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나빌레라>
공연일·공연장 미정
<신과함께_저승편>으로 웹툰 원작 공연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서울예술단이 또 한 편의 웹툰을 무대로 옮긴다.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2017년 완결된 Hun과 지민 작가의 웹툰 <나빌레라>. 정년 퇴임 후 발레리노의 꿈을 위한 도전에 나선 칠순 노인과 발레리나였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자신도 발레에 뛰어든 스물셋 청년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가무극 <나빌레라>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예그린뮤지컬어워드 극본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금란방>으로 서울예술단과 호흡을 맞춘 박해림 작가가 극본을 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4호 2019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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