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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ULUMN]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작·제작 프로그램 ​, 빛고을을 넘어 아시아로, 세계로 [No.189]

글 |박병성 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9-06-28 3,907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작·제작 프로그램 , 빛고을을 넘어 아시아로, 세계로 

 

광주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sia Culture Center)에서는 올해 흥미로운 작업들이 선보였다. <렉스>의 기술 쇼케이스와 이머시브 시어터를 지향하는 <나는 광주에 없었다> 트라이아웃 공연이 그것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개관 이후 로버트 윌슨의 <해변의 아인슈타인> 같은 해외 유명 작품을 선보이는 등 아시아의 문화 허브가 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운영 철학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동안 정체성의 질문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ACC_ R의 공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나 ACC_R 전략 콘텐츠 R&D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렉스>와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앞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렉스>와 <나는 광주에 없었다>

<렉스>는 고전 『박씨부인』이나 중국 『산해경』 등 아시아 스토리에 기반한 캐릭터를 개발하고 키네틱 아트, 고해상 대형 프로젝션, 플라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다. 지난해에는 연출, 작가, 무대 기술, 무대 디자인, 영상, 조명, 음악, 캐릭터, 의상 등 작품의 전체 컨셉을 사전에 기획하고 정리한 원천 소스 아카이빙 북을 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첨단 기술적인 요소를 실험하는 쇼케이스를 선보인 것이다. 국내 공연에서 보기 힘든 무대 기술적인 요소가 결합된 작품인 만큼 기술 쇼케이스만으로도 관심이 높았다. 전체 서사를 파악할 수 있는 시현은 아니었지만 기술 구현 자체로는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 12월 본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5월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진행된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연 형태인 이머시브 시어터를 지향한다. 고선웅 연출은 1980년 5월 다양한 광주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내면서 그날의 아픔을 재현한다. 춤 등을 이용한 비유적인 표현이나 적절한 농담을 섞어가며 감정을 절제하려고 하지만, 그날의 뜨거움을 감추지는 못한다. 작품은 그날에 희생된 이들과 그날이 평생 상처로 남은 이들을 위로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한다. 광주 시민을 연기한 배우가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광주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을 관객들을 대신해 전한다. 시민군이 되어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불렀던 관객들은 마지막 희생자들을 위해 나눠준 촛불을 희생된 이들에게 바치면서 애도를 표한다. 희생된 분들과 남겨진 사람들 간의 이 작은 의례가 모두에게 마음의 위안을 준다.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이번 트라이아웃 공연을 보완하여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내년 본 공연을 이어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 예술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글로벌 문화 예술 기관을 모토로 2015년 11월 25일 개관하였다. 아시아 문화 자원을 수집, 연구, 아카이빙하는 문화정보원,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제작하는 문화창조원, 이러한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극장,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문화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는 어린이문화원,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전파하는 민주평화교류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됐다. 현재는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한 4개 원이 운영 중이다. 


 

MINI INTERVIEW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문위원 3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ACC_R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리서치-창작-제작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진 공연 예술 창작자들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이외에도 다년간의 지원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ACC_R 전략 콘텐츠 R&D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제작사가 시도하기 힘든 작품 제작을 돕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박계연, 장성권, 여인경 전문위원에게 ACC의 비전과 창작·제작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시아문화전당의 ACC_R은 어떤 프로그램이며 어떤 작품들이 개발되었나?

ACC_R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창작·제작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리서치-창작-제작의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ACC_R의 대상도 연구자, 기획자, 창작자, 예술가 등 다양하다. 2017년 젊은 공연 예술 창작자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다섯 편의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단기성 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중장기 프로젝트를 위해 ACC_R에 전략 콘텐츠 R&D를 만들고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작품을 개발했다. <렉스>와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ACC_R 전략 콘텐츠 R&D를 통해 개발된 작품이다. 내년에도 세 개의 콘텐츠를 중장기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ACC_R 중 젊은 공연 창작자를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인가?

신진 공연 예술 창작자들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공모를 통해 진행된다. 올해는 안무가 이상훈, 복합예술그룹 우분투, 전자 음악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언해피서킷, 영화감독 임철민, 공연감독이자 연출가인 최원준의 복합 장르 형태의 공연들을 선보인다. 
 

ACC는 세계적 수준의 컨템퍼러리 공연을 자체 기획, 제작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렉스>와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통해 ACC의 원래 방향성에 맞는 작품 제작을 하면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ACC 작품에 대한 지역민의 반응은 ‘어렵다’였다. 그래서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면서 정체성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 창작자들이 제작을 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좋은 공연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새롭고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들이 ACC를 찾을 수 있도록 ACC의 프로그램을 외부에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1995년부터 광주비엔날레를 열면서 광주 시민들은 새로운 예술에 대한 경험치가 높게 축적되어 왔다. 공연 측면에서는 ACC가 그런 역할을 하길 바란다. 
 

ACC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 

우선 참여형 어린이 공연 창작 지원 공모가 5월 중에 진행됐다. 상시적으로는 ACC 홈페이지 내 ‘참여의 전당’에 콘텐츠 제안을 할 수 있다. ACC가 보유한 하드웨어를 도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아시아 특색을 담고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 ACC에서 수집한 아시아 문화 자원들을 활용한 아이템도 환영한다. 올 10월에는 아시아 컬처 마켓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다양한 제안을 받아볼 생각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9호 2019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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