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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CULTURE PREVIEW] <와이프>, 인간 정체성의 탐구 [No.193]

글 |이은경 공연 칼럼니스트 사진제공 |세종문화회관 2019-10-14 3,081

<와이프>

인간 정체성의 탐구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최신작 연극 <와이프>가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연출가’를 통해 한국 관객을 만난다. 사무엘 아담슨이 쓴 <와이프>는 과거부터 미래까지 약 90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 성별을 뛰어넘어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작품이다. 런던 초연 당시 ‘충만한 독특함, 빛나는 지성.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연극’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한국 공연은 ‘창작플랫폼-연출가’에 선정된 연출가 신유청이 연출을 맡고 이주영, 오용, 황은후, 백석광, 오정환, 성수연이 출연한다.

1959년, 젊은 아내 데이지는 연극배우 수잔나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는다. 여성과 성 소수자에게 불평등하고 억압적이었던 당시 사회에서 데이지의 선택은 1988년, 2019년 그리고 2042년까지 파장을 일으킨다. 네 커플의 독립적인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에피소드에 공통으로 헨릭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등장해 에피소드 간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작가 사무엘 아담슨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사회에서 사랑스럽고 순종적인 아내로 살아가던 노라가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서 각성하고 집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인형의 집>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며, <와이프>가 개인의 평등과 자유 문제 등을 탐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유청 연출가는 작품에 대해 “<인형의 집> 속 노라가 집을 나간 이후 세상은 의심의 여지 없이 변했다. 하지만 <와이프>에는 그럼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관습과 새롭게 등장한 프레임 속에서 자신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각각의 시대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개종시키려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의 진실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창작플랫폼’은 서울시극단의 신진 예술인 양성 프로젝트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희곡 작가 2명을 선정해 창작극 개발에 힘써 왔다. 올해는 지난해 개관한 세종S씨어터를 기반으로 공연 창작 활동 및 신작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창작플랫폼-연출가’라는 이름으로 연출가 민새롬, 신유청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9월 민새롬 연출가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아몬드>를 ‘창작플랫폼-연출가’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신유청 연출은 극단 자주상회 소속으로 연극 <언체인>, <소리의 위력>, <녹천에는 똥이 많다>, <그을린 사랑> 등을 연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02-399-179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3호 2019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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