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뮤지컬
20 MOST BELOVED MUSICALS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가장 깊숙이 자리 잡은 작품은 무엇일까. <더뮤지컬>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돌아보고자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의 주제는 관객이 선정한 2000-2020 우리가 사랑한 뮤지컬. 2000년 이후 초연해 3시즌 이상 공연된 창작 및 라이선스 뮤지컬을 후보로 꾸렸는데, 최근 공연작에 표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2000년대와 2010년대 두 시기로 나누어 투표를 받았다.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해당 설문에는 총 1,162명이 참여했는데,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월 2~5회(44%) 뮤지컬을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응답자 가운데 22%는 월 6~10회 공연을 관람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20대 49%, 30대 33%, 40대 9%다. 그럼 지금부터 <더뮤지컬> 지난 20년에 담긴 ‘관객 선정 20편’의 기록을 살펴보자.
#10
2007 ?<스위니 토드>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 중 하나. 영국에 떠도는 민담을 소재로 젊은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 스위니 토드로 변해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07년 뮤지컬해븐이 제작을 맡아 국내 초연을 올렸고, 이후 9년 만에 오디컴퍼니가 새롭게 제작을 맡아 좋은 흥행 기록을 거뒀다.
초연 기간 2007년 9월 15일~10월 18일
초연 장소 LG아트센터
제작사 뮤지컬해븐 (현재 제작사 오디컴퍼니)
관객 선정 이유
1. 실험적인 시도로 다양성에 기여함 32%
2. 매력적인 캐릭터 30%
3. 호소력 있는 음악 13%
기괴할 만큼 특이한 연출과 강력한 뮤지컬 넘버의 조화. 시즌마다 더욱 완벽을 추구하며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 김풀잎
철저히 계산된 음악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 등 지금까지 봐온 뮤지컬과 차원이 달랐다. - 턱돌이
손드하임은 미치광이 살인마의 광기에 초점을 둔 작품을 만들고 싶었으나, 초연 연출가인 해롤드 프린스는 좀 더 사회적인 작품을 원했다. 국내 공연의 연출을 맡은 애드리안 오스몬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산업화 이후 점점 물질화되는 세상이 스위니 토드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대를 3층짜리 기계 구조물로 채우고 무대 전면에 톱니바퀴 같은 기계 장치들을 노출시킨 이유다.
2012년 2월 제101호 SPECIAL
주인공 스위니 토드는 연쇄 살인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냉혈한으로, 관객들이 과연 그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느냐가 작품 성패의 관건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오프닝 곡인 ‘The Ballad of Sweeney Todd’다. ‘스위니 토드의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시작하는 이 노래는 관객들로 하여금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는 우화임을 상기시키며 잠시 도덕적 잣대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한 네 마디 구조의 반주 패턴 안에서 엇박자를 강조하며 인물의 불안함을 전달해 극 중에서 그려질 토드의 변화 과정을 함축적으로 암시한다.
2012년 5월 제104호 MUSING ON MUSIC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작품의 주제가 선명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스위니 토드는 좋은 사람이다, 또는 나쁜 사람이다 하는 가치 판단을 강요하지 않고, 그에게 동정을 가져봐 하고 떠밀지 않는다. 인간의 복수심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하는 본질을 꿰뚫어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받는 것 같다.”
- 조승우 배우
2016년 6월 제153호 COVER STORY
“처음엔 오필영 무대디자이너와 대형 오븐이 등장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를 구상했는데, 여덟 명의 주요 캐릭터 모두 이야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작품인 만큼 미니멀한 세트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좋은 힌트가 된 것은 피렐리의 수레다. 공연 초반 스위니 토드의 라이벌 이발사로 등장하는 피렐리는 그저 악덕 이발사처럼 보이지만, 먹고살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하다. 피렐리가 끌고 다니는 수레에는 그의 삶이 담겨 있다는 우리의 대화가 오필영 디자이너에게 좋은 힌트가 됐다.” - 에릭 셰퍼 연출가
2016년 7월 제154호 STAFF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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