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는 배우들의 지난 인터뷰를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독보적인 카리스마, 차지연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의 라피키 역으로 데뷔한 차지연. 2009년 <드림걸즈>에서 에피 화이트 역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다. 이후 <위키드> <광화문 연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레드북> 등 다양한 무대에 쉼 없이 섰다. 인간과 신, 성별과 나이를 넘나드는 역할과 풋풋한 로맨스부터 절절한 멜로까지 소화하며 그야말로 한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까지 활동을 넓혀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중이다.
차지연이 2012년 초연부터 전 시즌에 참여한 뮤지컬 <서편제>의 마지막 시즌이 오는 10월까지 공연된다. 다시 한번 ‘송화’로 돌아온 차지연의 지난 인터뷰를 돌아본다.
<엄마를 부탁해> 장녀 역
그녀에게서 보았던 것과 보지 못했던 것’
그녀에게 노래는 또 다른 언어이다. 멜로디가 입혀진 말. 어떻게 하면 하고 싶은 말을 더 효과적이고 풍성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노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슬픔을 표현하는 노래를 통해 단순히 슬프다는 한마디 말이 아닌, 그 감정 속에 담긴 이야기를 가능한 많이 들려주고 싶은 것이 그녀의 욕심이다. “슬픔이 보라색을 띠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라색 한 가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핑크빛 보라와 어두운 보라, 연보라 등 여러가지 보라색을 보여주고 싶어요.” - 2011년 5월호(N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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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1895> 명성황후 역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은 차지연이 전에도 했던 말이다. 왜 ‘좋은 배우’가 아니라 ‘좋은 사람’일까. “무대에서 진성성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개인 차지연의 삶에 때가 묻어서 관객에게 가닿지 않을까봐 두렵거든요. 그 순수함을 잃는다는 건 배우로서 생명이 끝났다는 걸 의미해요. 그다음부터는 그냥 노래만 들리는 거죠. 단지 고음이 어디까지 올라가고 의상이 어떻고, 이런 피상적인 부분만 보이게 될까봐, 그런 배우가 될까봐 겁이 나요.” - 2013년 10월호(No.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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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송화 역
채움에서 비움으로
<서편제>는 제 안에 영혼과 감정적인 부분을 대청소하는, 1년에 한 번씩 대청소하고 몰아서 이불 빨래하듯이, 그런 작업의 시간이에요. 제가는 꼭 만나야 하는 작품!
“초연 때 적은 관객 앞에서 공연하면서 속도 상했지만 막바지쯤엔 매진될 정도로 꽉 차있는 객석을 보면서 더디더라도 오래도록 믿음이 쌓여 관객들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희망을 얻었어요. 재연 때는 극장이 커지면 진심이 전달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진심이 맞닿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체험했어요. 그게 감사해서 매회 울었던 것 같고.” - 2014년 3월호(No.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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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마그리드 역
혁명가의 마음을 지닌 배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장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만 급급했어요.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이지나 선생님께서 뮤지컬과 수시 지망생 심사를 보고 오셨는데, 여학생 절반이 제 노래를 부르더래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수많은 친구들이 제 노래를 듣고 연습한다는 얘기르 들으니, 책임감과 사명감이 막중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더 진실하게 무대에 서야겠구나, 다짐하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후배들을 위해서 더 많은 길을 개척해주고 싶어요. 제가 여배우가 갖는 한계를 더 많이 깨부수고, 가능성을 더 많이 만들어낼수록, 후배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는 거잖아요. 다양한 개성의 배우가 다양한 개성의 작품에서 빛날 수 있게, 앞장서서 그 일을 열고 싶어요.” - 2014년 11월호(No.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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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댄버스 부인 역
강하고 신비로운 에너지
“계속 강한 캐릭터를 맡는 거요? 저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생긴 것 자체가 그런 역할을 거부할 수 없고, 저 역시 딱히 거부하고 싶지도 않아요. (웃음) 그래서 생각해요. 작품은 운명이다! 겸허히, 그리고 감사히 받아들이며, 이 장점을 극대화하려고요. 정말 멋지고 강한 여성으로, 하지만 그 안에 감성만큼은 여린 캐릭터로요. 하하하” - 2015년 12월호(No.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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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 마타 하리 역
커튼 뒤의 차지연
“마타 하리는 살면서 계속해서 원치 않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요. 네덜란드군 장교와 결혼하고, 자바 왕족인 척 신분을 속이고, 전쟁 중에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는 게 다 자기가 원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거든요. 저도 나름대로 역경을 헤치고 여기까지 오다 보니까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요. 뮤지컬을 시작한 계기만 해도 그렇죠.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지만 전 뮤지컬을 먹고살기 위해 시작했어요. 경제적 어려움에 삶이 벼랑 끝까지 내몰렸을 때 한줄기 빛처럼 반짝한 게 뮤지컬이었어요. 그것 말고는 달리 붙잡을 게 없었죠. 그래서 극 중 마타 하리의 감정이 어땠을지 이해가 가고 애틋해요.” - 2017년 6월호(No.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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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 살리에리 역
그가 만들어가는 길
“저는 한 작품을 마칠 때마다 제 삶의 한 조각을 떼어놓고 오는 기분이에요. 제가 참여한 작품이 오랜 생명력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매 공연 혼을 갈아 넣거든요. 그 작품이 재공연될 때 제가 다시 참여하지 못한다고 해도, 저라는 배우의 향기가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저는 관객분들의 머리가 아닌 가슴속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인생에서 그보다 더 값진 재산이 있을까요? 배우는 그럴 때 살아있음을 느끼니까요.” - 2020년 11월호(No.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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